머리카락과 수염이 다시 나면

테   마

제   목

   두 개의 손으로 해를 잡았다 놓은 꿈

   온 몸에 털이 원숭이와 같이 나 있는 꿈

   보리밭에 꽃이 곱게 피어 있는 꿈

   계란을 가지런히 놓아두는 꿈

   수탉이 알을 품고 있는 꿈

   붉은 해당화가 눈에 환하게 보이는 꿈

   꿈에 위급한 순간인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어요.

   부인이 물개를 안고 남의 집으로 들어가는 꿈

   여러 군데를 두리번거리다가 화장실을 찾은 꿈

   꿈에 호랑이가 사람으로, 뱀이 닭으로 돌변했어요.

   코가 없어지는 꿈

   부처나 예수 등 신적 존재와 성교한 꿈

   구름 낀 하늘이 거친 바다 위에 낮게 가라앉는 꿈

   그릇에 담긴 물이 엎질러진 꿈은

   달걀이 뒹굴고 있는 것을 보는 꿈

   장님이었던 사람이 눈을 뜨는 꿈

   꿈에 죽은 딸이 나타났어요.